“라흐마니노프의 곡은 대서양의 넓은 바다를 저공비행하는 느낌을 줍니다. 이번 앨범은 저의 본연의 모습을 직면하고 싶었던 만큼 ‘리플렉션’이라는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국내 최초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3년 만의 새 앨범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을 발매했다. 12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라흐마니노프는 일반 대중 분들도 감성적 측면을 느낄 수 있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라흐마니노프는 선우예권의 시그니처 레퍼토리다. 2017년 열린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선우예권을 우승시킨 곡이 바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다. 이번 앨범은 그런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선우예권은 앨범에 대해 "힘과 위로가 되고 싶다고는 하지 않겠다. 무슨 감정을 느끼든 그게 정답이고, 제 바람은 이 음악이 그저 한 분 한 분의 마음과 함께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앨범에는 6곡이 담겼다.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42와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22, 첼로 소나타 G단조 Op. 19 3악장의 피아노 편곡, 프렐류드 C단조 Op 3-2와 G단조 Op 23.5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자신이 직접 편곡한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이다. 그는 “코렐리 변주곡은 처음 라흐마니노프를 접한 곡이기도 하다”며 “이 외에도 라흐마니노프를 떠올렸을 때 제 가슴을 더 요동치게 만드는 작품들을 골랐다”고 전했다. 선우예권은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라흐마니노프를 보여드리기 위해 변주곡들이 제격이라 생각했다”며 “이 작품을 배운 건 18살 때로, 일종의 거리감·외로움·그리움·소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쇼팽 변주곡에 대해서는 “감정선을 더 유연히 노래하기 위해 곡에 관조적으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선우예권은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전국 리사이틀을 23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개최한다. 공연에서는 앨범에도 수록돼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함께 바흐·브람스의 왼손을 위한 샤콘느 D단조, 바흐의 파르티타 2번 C단조도 만날 수 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페어를 고민하다 그리움에 대한 접점이 있는 슈베르트와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점이 있는 바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