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사치스러운 복장인 여성 혼례복 ‘활옷’ 전시회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후원으로 복원된 활옷도 함께 전시된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15일부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이라는 이름으로 공주 등 왕실 여성들 활옷 9점을 포함, 관련 유물 총 110여 점을 전시한다고 13일 밝혔다. 활옷은 ‘홍장삼’으로도 기록된 고유 복식으로, 여성 혼례용 긴 겉옷이다. 화려한 자수, 진한 붉은 대홍(大紅) 염색, 아름다운 금박 등 공들여 제작됐다. 왕실을 넘어 민간 혼례에서도 착용이 허락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와 진한 붉은 빛의 대홍 염색, 아름다운 금박 기법 등이 허용된 옷이 바로 활옷"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현존하는 활옷 가운데 유일하게 착용자가 알려진 ‘복온공주 활옷’ 등 국내 활옷 3점과 국외 소장 활옷 6점이 나와 있다. 소매 뒷면에 '홍장삼 수초 뎌동궁'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는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은 옷감에 수놓을 도안과 완성된 활옷을 견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자료다.
공주의 혼례는 나라의 경사인 가례에 속해 국가적 행사로 치렀으나, 왕이나 왕세자 혼례와는 달리 일부 절차를 줄이고 착용하는 옷, 물품 등도 달리했다. 문화재청은 활옷이 현재 국내 박물관에 30여점, 국외 박물관에 20여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시품 중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소장 활옷(20세기초 제작 추정)은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후원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처리를 마쳤다. RM은 지난해 9월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을 위해 써달라며 2년 연속 1억 원을 기부했다. 연꽃, 모란, 봉황, 백로, 나비 등 부부의 해로와 행복을 비는 여러 무늬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 활옷은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RM은 13일 공개된 서면인터뷰를 통해 “현대 미술뿐 아니라 전통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아름답고 우수한 대한민국 전통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왕실 혼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국혼정례', 순조의 셋째 딸 덕온공주의 혼례 과정과 혼수품을 기록한 문헌 등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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