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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환' 갈등에 美 빅3 파업 초읽기…열흘에 6조 이상 손실

美 노조 3개사 동시 게릴라식 파업 예고

생산중단 10일땐 50억弗 손실

차산업 일자리 재편 놓고 이견

바이든 "노동자 중심으로 윈윈"

트럼프 "바이든 EV 정책은 광기"

2019년 10월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당시 GM의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와 전미자동차노조(UAW) 간 4년 만의 임금 협상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대규모 파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멈춰설 경우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자동차 노사 간 첨예한 갈등의 영향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기차 전환’도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UAW는 임금 협상 기한인 14일 밤 11시 59분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사측이 본 적 없는 방식’의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UAW는 3개사 모두에서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게릴라식 파업을 시작하되 추후 상황에 따라 파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파업 방식을 택한 것은 파업 기금을 최대한 아끼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인 위원장은 이날 GM·포드·스텔란티스가 모두 4년 반 동안 20% 안팎의 임금 인상을 제시했으나 UAW의 다른 요구 사항들 중 일부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UAW는 앞서 임금 40% 인상과 더불어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퇴직연금 인상, 전기차 공장 전환 시 고용 보장, 배터리 공장과 자동차 공장 임금 동일화 등을 요구했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사가 임금 인상률에는 합의를 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른 조건들은 너무 복잡하고 단기간에 입장 차를 극복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노사 간 입장 차가 분명한 가운데 UAW 파업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경우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가 다시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산업 컨설팅 기관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파업에 따른 생산 중단이 10일간 이어질 경우 50억 달러(약 6조 627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 UAW가 마지막으로 파업을 벌인 것은 4년 전인 2019년인데 당시 GM만을 겨냥해 40일간 이어진 파업에서 GM은 36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AW의 전면 파업이 시작되면 미국 경제에 하루 5억 달러, 한 달 15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자동차 노사 갈등은 단순한 임금 인상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재편 흐름과 연결돼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UAW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문제 삼고 있고 2020년 대선 때와 달리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보류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앞서 2032년까지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판매할 것을 요구하는 차량 배출가스 감축안을 발표한 가운데 UAW는 이를 완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상황이다. ‘전기차 전환’과 ‘일자리’를 둘러싸고 양보할 수 없는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선을 앞둔 백악관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러드 번스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UAW 노동자들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 계속 두는 윈윈 합의를 위해 협상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정부와 UAW 간 벌어진 간극을 내년 대선에 도전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고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전환 정책을 ‘광기’라고 칭하면서 “바이든의 정책이 현실화되면 위대한 미시간에는 더는 자동차 산업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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