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 최대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아온 반도체 설계 업체 ARM 공모가가 최상단인 주당 51달러로 확정됐다. 기업가치는 545억 달러(약 73조 원)로 2016년 소프트뱅크가 인수할 당시 투자액인 320억 달러의 1.7배가 됐다. ARM 주식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은 ARM 최종 공모가가 51달러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ARM은 공모가 47~51달러를 제시했다. 시장에 풀리는 주식이 전체의 9.4% 선에 불과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ARM이 51달러를 넘어서는 공모가를 노린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스마트폰 ‘두뇌’인 모바일AP 설계를 사실상 독점하는 회사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할 당시에도 ‘세기의 인수’로 주목받았고 2021년에는 엔비디아가 400억 달러에 인수를 노렸으나 독점 우려에 불발됐다. ARM이 모바일 시대 청사진을 지닌 회사인 만큼 하나의 반도체 회사가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평가에서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IPO로 방향을 틀었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시장이 포화됐다는 점과 함께 ARM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문제 삼아 IPO 흥행 실패를 점치는 시각도 있었다. ARM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ARM 칩셋의 저전력·고효율 특성에 힘입어 클라우드·자동차 분야에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통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애플·구글·엔비디아·TSMC 등이 공모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흥행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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