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호날두'로 불리며 이탈리아 세리아A 빅클럽 유벤투스로 이적했던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25)이 지난달 중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스포츠 전문가인 이탈리아의 마르코 바고치는 "이탈리아에 있는 한광성의 친구와 최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가 8월 중순 떠난 것을 확인해 줬다"며 "한광성의 페이스북 메신저는 8월 중순 이후 폐쇄됐다"고 밝혔다.
RFA는 "한광성은 지난달 중순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 뒤 북한 주민들과 함께 북한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한광성은 지난달 22일 북·중 봉쇄 3년 7개월여 만에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주민 200여 명을 태우고 돌아갔을 당시 이들과 함께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던 요른 안데르센 감독이 올해 1월 파악한 한광성의 거주지는 이탈리아였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는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한광성은 카타르 구단과 계약하며 "어떤 돈도 북한에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지만 이를 어겼다. 그리고 이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해외 생활을 접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경제 제재 속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하게 하는 재원(財源) 중 하나가 노동자들이 벌어온 외화라고 보고 있다. 유엔은 2017년 9월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허가증 갱신을 금지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유엔 회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모두 본국에 돌려보내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허용하면서 대신 수입의 일정 비율을 '충성 자금'이란 이름으로 거둬왔다. 이 자금은 북한 노동당의 외화 관리 기관인 39호실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영국 언론들은 "한광성이 매달 8만파운드(약 1억 3000만원)의 자금을 불법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1998년생인 한광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육 강국' 구상에 따라 2013년 설립된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아 스페인에서 유학했다. 2017년엔 이탈리아 1부 리그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입단했다. 곧바로 프로에 승격해 정식 데뷔 1주일 만에 첫 골을 기록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는 2020년 1월 유벤투스에 정식 입단했지만, 일주일 만에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 갔다. 시즌 중반에 투입됐지만 10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하며 리그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행적이 묘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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