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교제 폭력)으로 붙잡힌 가해자는 늘고 있는 가운데 구속 수사받는 경우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2019년 9823명에서 지난해 1만2828명으로 30.6% 증가했다.
반면 구속 수사받는 피의자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이 기간 구속 피의자 수는 474명에서 214명으로 줄었다. 구속된 비율로 따지면 4.8%에서 1.7%로 대폭 감소했다.
경찰은 교제 폭력 신고를 폭행 등 범죄 유형에 따라 분류해 관리한다.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처럼 처벌을 위한 특별법 또는 형법상 별도의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거된 피의자를 유형별로 보면 폭행·상해가 9068명으로 전체의 70.7%를 차지했다. 이어 체포·감금·협박 1154명(9.0%), 주거침입 764명(6.0%), 성폭력 274명(2.1%) 순이었다.
최근 교제 폭력을 둘러싼 인식 변화와 함께 신고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교제 폭력 신고 건수는 2019년 5만581건에서 2020년 4만9225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5만7305건, 지난해 7만790건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신고 가운데 절반가량인 3만7910건은 현장에서 종결 처리됐다. 당사자끼리 합의해 정식 사건 접수를 원하지 않거나 경찰이 상황을 살핀 결과 범죄 혐의 등 특이 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종결하는 경우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제 폭력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인 폭행·협박 범죄가 대부분"이라며 "연인 관계다 보니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우택 의원은 "데이트 폭력 범죄에서 경찰관의 현장대응 능력이 필수적인 만큼 훈련과 교육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며 "출동하지 않고 종결한 뒤 심각한 사건으로 연결된 경우는 없는지 살펴보고 대응 매뉴얼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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