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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만 와" 입장료 받는 베네치아…"당일치기는 ○○○○원 내라"

사진=황민주 인턴기자




내년부터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당일치기 관광객은 입장료로 5유로(약 7000원)를 내야 한다.

베네치아 시의회가 12일(현지시간) 입장료 징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시의회는 내년 봄과 여름의 주요 공휴일을 전후해 시범적으로 입장료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이 한산한 평일에 방문하도록 유도해 관광객 분산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철 비수기에는 입장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네치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이후 늘어난 '보복 관광'에 비명을 질렀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베네치아를 방문한 관광객은 500만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집값과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정작 원주민들이 베네치아를 떠나는 실정이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8월에는 5만명 미만으로 확 줄었다.



베네치아 전체가 거대한 관광 세트장으로 변해가자 베네치아 당국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이번 입장료 부과 조치는 관광객 과밀 현상만 야기할 뿐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당일치기 관광객에만 매긴다. 베네치아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은 별도의 QR코드를 받게 되며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주민과 14세 미만 방문객도 무료다. 학업 또는 업무상 이유로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경우 역시 입장료가 면제된다. 베네치아 거주자는 QR코드가 필요하지 않고 거주증만 있으면 된다.

베네치아시 경찰과 공인 검사원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검사해 해당 QR코드가 없을 경우 50유로(약 7만원)에서 300유로(약 42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시모네 벤투리니 베네치아 시의원은 "베네치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베네치아 시민은 이런 조치에 만족하지 못했다. 안사 통신은 이날 시의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약 200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입장료는 우리를 구할 수 없다. 우리는 집과 일자리, 낮은 임대료를 원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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