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해커조직 라자루스가 최근 3개월 동안 총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 규모 가상화폐를 훔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트는 16일 암호화폐 추적업체 엘립틱이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라자루스가 최근 3개월 내 발생한 주요 암호화폐 해킹 사건 5건에 연루되는 등 활동량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인 이번 주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엑스’를 해킹해 약 5400만 달러(약 718억 원)를 탈취해간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엑스는 지난 12일 암호화폐을 도둑 맞았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엘립틱은 최근 코인엑스에서 털린 자금 일부가 라자루스가 훔친 자금을 세탁하려고 사용한 가상화폐 주소로 전송됐다고 주목했다. 디크립트는 일부 자금이 소프트웨어 '브리지'를 통해 이더리움으로 옮겨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브리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가상화폐를 전송할 때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라자루스는 또 다른 국제 가상화폐 절도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된다.
FBI는 올해 6월 초 에스토니아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아토믹 월릿’에서 약 1억 달러(약 1300억원), 7월 암호화폐 기업 코인스페이드와 알파포에서 약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포함해 올 한해에만 (지금까지) 북한 사이버 행위자들이 2억 달러(약 2600억원) 이상을 훔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가상화폐 절취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