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감염이 안면마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중증도가 높은 경우 안면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았다.
11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김혜준 연구원, 차의과학대학 정보과학교실 정석송 교수)은 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에 등재된 4815만 8464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안면마비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감염병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 미생물과 감염(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안면마비는 안면신경에 문제가 생겨 얼굴의 표정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 마비되는 질환이다. 외상·감염 등으로 염증과 부종이 생기면 신경을 압박하면서 안면마비가 발생한다.
앞서 코로나19 역시 감염 후 12개월까지 신경학적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고, 백신 접종의 부작용으로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백신 부작용에 초점을 맞춰 안면마비 증상의 추적 관찰도 짧게 실시됐다는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안면마비 위험과 감염 후 뒤늦게 발현되는 안면마비 위험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따라 감염군(1159만 3365명)과 미감염군(3656만 5099명)을 구분해 최대 4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군은 미감염군에 비해 안면마비 발생 위험이 24% 더 높았다.
다만 감염 후 안면마비 위험은 백신 접종 유무에 따라 차이가 났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1차 접종만 했을 때는 감염 후 안면마비 위험이 미감염군과 비교해 84% 높았지만 2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는 감염 후 안면마비 위험이 20% 높았다.
아울러 백신 접종 횟수와 무관하게 코로나19 중증도가 높을수록 안면마비 발생 위험도 덩달아 증가했다.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한 환자는 미감염자보다 안면마비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이전에 안면마비를 겪었던 확진자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거나 1차만 접종하면 감염 후 안면마비가 재발할 위험이 컸다.
박상민 교수는 "백신 미접종자나 1차만 접종한 사람은 코로나19 감염 시 안면마비 증상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와 안면마비의 연관성에 대해 더욱 포괄적 이해와 명확한 기전을 파악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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