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삶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타인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 위로 받고 싶고 더 행복해지고 싶지만 하루하루 생기는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런 우리가 기댈 곳은, 다시 타인과 나를 하나로 묶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영화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로 음악영화의 신기원을 만들어 내며 한국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존 카니 감독의 신작 ‘ 플로라 앤 썬’이 극장가를 찾는다. 사고뭉치 아들 맥스와 함께 하루하루 어려운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싱글맘 플로라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플로라 역의 이브 휴슨과 아들 맥스 역의 오렌 킨란은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극 중 역할을 설득력 있게 그려 낸다. 로스앤젤레스의 뮤지션이자 플로라의 기타 선생님 제프 역의 조셉 고든 레빗은 그가 가진 로맨틱한 감성과 매력을 아낌없이 뽐낸다.
극의 중심을 이루는 음악은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훌륭하다. 플로라와 제프가 함께 부르는 ‘미트 인 더 미들’은 ‘원스’의 ‘폴링 슬로울리’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듀엣 곡이다. 다만 이전의 영화들이 주로 어쿠스틱한 음악이나 순수 밴드 음악을 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일렉트로닉·클럽 음악과의 조화도 이뤄져 전작들의 음악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극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노래 ‘하이 라이프’는 힘든 삶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 특히 어머니들에게 울림을 선사한다. 존 카니 감독은 “전작 ‘싱 스트리트’가 형제들을 위한 영화였다면, 이번 영화는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했다.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다. 22일 개봉. 29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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