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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이효리·김윤아·이영애'도 피해갈 수 없었다…어느 쪽이든 '집중포화'

소셜테이너 대한 과도한 비난 논란

가수 이효리. 하퍼스 바자 코리아 제공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소셜테이너'들을 향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과도한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셜테이너'란 'social(사회적인)'과 'entertainer(연예인)'을 합친 말로, 사회 참여 발언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소신을 밝히거나, 정치적 성격을 띠는 행사나 모임에 참석하는 일이 소셜테이너의 전형적인 행보다.

최근 가수 김윤아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발언을 했다가 정치권 공방까지 이어진 게 대표적이다. 김윤아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RIP(Rest in Peace·명복을 비는 표현)'가 적힌 사진과 함께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한 날이었다.

가수 김윤아(왼쪽)과 김윤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연합뉴스·김윤아 인스타그램


이 글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정치권 공방까지 벌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김 씨를 향해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이에 김윤아 소속사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는 다음날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며 “결코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반대로 보수 진영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가 도마 위에 오른 연예인도 있다. 지난 12일 배우 이영애는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5천만 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함께 보낸 편지에서 이영애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께서는 과(過)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礎石)을 단단히 다져놓으신 분”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영애를 두고 “역사의식이 없다”, “산소가 아니라 삼중수소 같은 여자”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배우 이영애가 지난해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노사연 자매도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를 찾았다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자매의 행보를 못마땅하게 여긴 야권 지지층에선 '노사연 부친이 과거 한국전쟁 당시 경남 마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노사연 자매는 지난 4일 법무법인 로펌진화를 통해 “부친은 국민보도연맹 사건 당시 방첩대에서 수사관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마산학살사건에 투입돼 현장 지휘 등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가수 이효리가 지난 2014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남긴 글. X(옛 트위터) 캡처


대중문화예술인의 '소셜테이너' 행보는 과거에도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로 꼽히는 가수 이효리는 지난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정치적인 발언을 하면 회사에 ‘입조심 시켜라’는 협박 전화가 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남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09년 이른바 ‘광우병 소고기’ 파동 당시에도 배우 김규리가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위기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방송인 김미화·김제동은 각각 공공기관에서 자리를 맡거나 공공기관에서 고액 강연료를 받아 비판받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도 “정치인이 앞장서서 연예인의 발언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기현 대표 등의 비판에 대해 “공인은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공인이 아닌 대중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을 공인인 정치인이 공격하는 건 선을 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지난 14일 “정치권력을 가진 공인이 세상살이에 말 보태서 상식을 말한 한 연예인을 공격하는 모습이 졸렬하다”(이원욱 의원), “무개념 정치인들 반성하라”(김종민 의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씨처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각자 발언의 자유가 있는데 특정 인물의 좌표를 찍어서 과도하게 공격하는 건 한국 정치권의 관용 수준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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