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실탄을 확보하면서 투자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투자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AI 투자에 최대 수백억 달러를 쓸 수도 있다고 전했다.
FT는 손 회장이 그동안 스스로를 ‘챗GPT 헤비유저’라고 소개하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눈다”고 밝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손 회장이 올트먼 CEO를 “지구 상에서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표현할 만큼 오픈AI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 모바일 사업부는 이미 오픈AI와 업무 제휴를 맺어 생성형 AI 기술이 필요한 일본 기업들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 외에도 영국 AI 반도체 설계업체 그래프코어 인수를 위한 사전 단계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한 ARM은 지난 14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기업 가치가 약 80조 원대로 불어나며 대박을 터트렸다. 상장 성공으로 소프트뱅크의 현금 포지션이 한층 강화되면서 손 회장의 AI 분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14일 ARM 상장을 앞두고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AI의 열렬한 신봉자”라며 “혁신은 PC에서 시작해 모바일 인터넷 그리고 이제는 AI로 진화하고 있다”고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손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들은 “손 회장이 팬데믹 등으로 한동안 ‘방어 모드’를 선언하며 새로운 투자를 축소하고, 회사는 현금을 강화했다”며 “수개월 집중한 ARM 상장이 성공하면서 손 회장이 다시 활발하게 투자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FT에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