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코앞에 둔 경찰이 안보수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종합적인 인재 개발에 나선다. 민생치안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증원이 쉽지 않은 만큼 기존 자원을 활용해 정예 수사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내년 1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첩에 따라 신설될 대공수사조직에 투입될 전담수사관 인력풀을 만든다.
기존 본청 안보수사 50명은 인력풀에 자동으로 소속된다. 국수본은 보안 및 수사 경과자 가운데 지원을 받은 뒤 안보수사경력과 수사 성과 등을 심사해 30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국수본은 내년 중요 대공사건을 전담할 본청 안보수사과 신규 인력을 가칭 ‘대공전담수사대 인력풀’ 내에서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공수사 관련 실무역량과 현장 대응력을 강화를 위해 인력풀에 속한 수사관들은 미행감시와 압수수색 등 실전형 훈련을 받는다. 경찰은 대공수사 지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공수사팀장 자격제도도 시행한다. 경찰청 안보수사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공수사관 보임위원회는 안보수사 3년 또는 총 수사 5년 이상자 중 수사성과와 면접심사를 거쳐 팀장을 임명한다. 국수본 관계자는 “대공수사는 일반 수사와 달리 장기간 내사가 불가피한 특성이 있다”며 “역량과 경력 중심의 인사운영체계를 구축해 대공수사 전문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이 가시화하면서 경찰은 안보 수사 전문성이 없다는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국회부의장실에 따르면 1997년 김영삼 정부 당시 4507명이었던 안보경찰은 현재 2000명대로 대폭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결정에도 불구하고 안보경찰을 210명 줄였다. 특히 안보 수사 인력이 2017년 576명에서 2020년 451명으로 20% 넘게 감축돼 수사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2021년 안보경찰 인력이 100명 늘어난 것도 외사경찰이 담당하던 테러, 산업 보안 인력을 흡수한 것으로 대공수사와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안보경찰 2184명 가운데 수사인력은 575명으로 전체의 28%에 불과했다. 여기에 방첩, 테러, 첨단안보, 산업기술 수사인력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대공수사인력은 370여 명으로 더 줄어든다. 인력부족이 심각하지만 안보수사 인력 증원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최근 잇따른 강력사건으로 경찰 조직 개편이 민생치안에 맞춰졌기문이다.
전문가들은 안보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사라는 점에서 경찰은 자체 인력 양성을 넘어 모든 자원을 공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경찰은 대공수사 분야 전문가가 아닌 만큼 국정원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간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는 등 민관학계가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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