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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한 李,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겨야


검찰이 18일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2017년 2월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직 의원이어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게 된다. 이 대표는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다. 7월 18일에는 민주당이 168명 의원 전원 명의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했다. 이 같은 약속이 이행된다면 곧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여당과 검찰에 대한 강경 투쟁 방침을 밝히면서 ‘약속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정을 쇄신하라는 야당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하려 한다”고 검찰을 공격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내각 총사퇴 등을 주장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대표의 단식도 그렇지만 느닷없는 총리 해임건의안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표 단속을 위한 꼼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한 이 대표와 민주당이 피의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에 대해 “파렴치하고 잔인한 영장 청구”라며 맹비난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민주당이 역풍을 피하려면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친 국회법 정신에 따라 의원들의 양심에 따른 자유투표에 맡겨야 한다. 단식 중 이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이 대표는 즉각 단식을 멈추고 의원들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이행 의지를 다시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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