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포함해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확대를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남용으로 유엔 안보리 무용론이 제기되고, 저개발 국가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폐해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 연대와 국제 기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에서 "어떤 나라도 오늘날의 도전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지난해 제안했듯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많은 회원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개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유엔은 평화를 지키고 갈등을 예방하고 인권을 증진해야 하며, 우리는 어려운 문제에 있어 지평을 여는 나라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세계은행을 개혁해 중저 개발 국가에 대한 금융을 확대해야 하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개발도상국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개혁해 경쟁과 투명성, 규칙에 기반한 통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유엔 안보리와 다자개발은행 개혁은 바이든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던 사안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포석이 깔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지속되는 안보리 결의 위반을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적 전쟁’으로 규정한 후 "러시아 혼자만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러시아만이 이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낼 힘을 가지고 있다"며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선 비교적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우리는 미중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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