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갈라파고스 제도에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은 제도에서 고병원성 H5N1형 AI 양성 사례가 3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갈라파고스에서 발생한 AI 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새 5마리가 눈에 띄게 아픈 모습을 보였고, 이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AI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 갈라파고스에서도 발생한 H5N1형 AI는 과거 계절성 발병에 국한된 바이러스였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전 세계에서 연중 내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AI 발병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지적한다.
에콰도르 해안에서 1천㎞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토대를 쌓은 곳으로 알려질 정도로 다양한 종의 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생태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식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섬에 서식하고 있는 고유종 조류만 78종에 이른다. 특히 푸른발부비새, 가마우지, 앨버트로스와 갈라파고스 펭귄 등 독특하고 다채로운 종의 조류가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류 관찰자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에콰도르 당국은 남아메리카에도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갈라파고스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H5N1형 AI는 야생 조류나 가금류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인간과 가까운 포유류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인간 감염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캄보디아 당국은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11세 소녀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숨진 소녀의 접촉자 12명에 대한 검사 결과, 소녀의 아버지도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AI 바이러스 가운데 고병원성인 H5N1 바이러스가 대규모 살처분 조류에서 검출됐으며,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포유류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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