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를 둘러싼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속속 봉합되고 있다. 건축 부자잿값 인상에 공사비가 대폭 오르며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졌지만, 시공사 계약 해지 시 사업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하면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DL이앤씨는 전날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에 평(3.3㎡)당 공사비를 748만 원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오는 23일 임시총회에서 다룰 예정이었던 ‘시공사 선정 취소 및 공사도급가계약 해지의 건’ 상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시공사 측은 “조합과 공사비 관련 협의가 최종 마무리 돼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은 공사비로부터 촉발됐다. 시공사가 2020년 계약 당시 평당 490만 원이었던 공사비를 올해 들어 859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조합이 시공사 해임을 추진했고, 시공사는 결국 공사비를 748만 원까지 낮추기로 했다. 조합이 애초 요구한 평당 공사비는 687만 원이다. 요구 금액보다 높은 공사비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철회한 건 정비 사업이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재선정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합이 공사비 200만 원이 인상될 것을 100만 원만 인상하는 방식의 합의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건설과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도 지난 9일 총회에서 다룰 예정이었던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취소했다. 조합은 2020년 평당 512만 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시공사로부터 898만 원을 제시받았다. 현재 현대건설과 조합은 합리적 수준의 공사비 책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서초구 서초신동아 재건축 조합도 DL이앤씨와의 협상 끝에 평당 공사비를 기존 474만 원에서 700만 원 초반대로 올리는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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