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가 온라인상에서의 ‘유언비어’로까지 퍼지는 모습이다. 일부 강성 지지층들이 ‘가결 명단’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지만 이중 잘못된 정보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내부에서도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이 대표 지지층이 다수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낙선명단’이라는 이름의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명단에는 기존에 ‘비명계’로 분류된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미지에는 “우리 지지자들은 오늘 여러분이 한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른바 ‘수박’으로 불리는 비명계에 대한 낙선 경고로 읽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들에 담긴 잘못된 정보다. 이미지에는 44명의 민주당 의원 명단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전날 표결에서 민주당의 이탈 표로 추정되는 가결표의 숫자는 29개다. 기권과 무효표를 합해도 최대 39명이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명백한 오류다.
명단에 포함된 박광온 원내대표 또한 ‘부’라고 적은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는 사진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야권 성향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정치 컨설턴트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기억하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전날 본회의 후 의총 발언자 중 세 명의 명단을 올렸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은 ‘부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에선 1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했다.
이 때문에 무기명·비밀 투표라는 선거의 기본 원칙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반대’ 표결 사실을 공개하는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문자에 본인의 명패함과 ‘부’라고 적은 투표용지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냈다.
‘친문’ 출신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에게 체포동의안 가부를 묻는다. 저는 부결 표를 던졌다”면서 “저에게 다음 총선을 막겠다는 문자가 쇄도한다. 다만 거짓과 위선의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문자폭탄 고통을 호소했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분노하는 지지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잘못된 정보로 인한 고통 또한 너무나도 크다”며 “자칫 허위 정보로 인한 애꿎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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