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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모아달라"는 李…개딸결집 → 공천학살 → 분당위기 치닫나

[이재명 체포안 가결 파장]혼돈의 민주당, 어디로

이재명 체제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분노한 친명 진정이 내홍봉합 관건

26일 선출될 새 원내대표도 변수

통합기구 구성 약속지킬지도 주목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온 민주당의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왼쪽부터), 서영교, 박찬대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나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 개발, 대북 송금, 위증 교사 의혹에 따른 구속 갈림길 앞에서도 사실상 대표직 고수 방침을 천명하면서 민주당은 당 대표 사법 리스크로부터 벗어날 출구를 찾기 어렵게 됐다.

이 대표가 이르면 26일 실시될 영장실질심사 결과에서 불구속 결정을 받을 경우 리더십의 기사회생을 노릴 수는 있다. 하지만 만약 구속 결정을 받고도 당권을 지키려 할 경우 민주당은 비명계에 대한 공천 학살 논란에 휘말리며 최악의 경우 분당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구속 시 옥중에서 당 대표로 업무를 보며 공천권을 행사하는 ‘옥중집정(獄中執政)’을 하거나 친명계 대리인들을 앞으로 내세워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옥중첨정(獄中聽政)’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민주당 안팎에서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22일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병원을 직접 찾아와 단식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당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체포동의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의 본인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을 피력한 셈이다. 사실상 당원과 지지층들에게 본인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논리에 힘을 더하기 위해 과거 독재 정권에 항거한 민주화 투쟁의 역사를 읊었다. 이 대표는 “4·19 혁명으로 독재 정권을 타도하자 군사 쿠데타가 발발했고 6월 항쟁으로 국민주권을 쟁취하자 군부 야합 세력이 얼굴을 바꿔 복귀했다”면서 “이제 촛불로 국정 농단 세력을 몰아내자 검찰 카르텔이 그 틈을 비집고 권력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추진’에 동참했다가 자멸한 구(舊)민주당 사례를 언급한 친명계 의원들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이 대표가 당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면서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과는 별개로 민주당의 ‘이재명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와 이에 따른 이 대표의 통합 범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당 내홍의 수습 여부도 영장 실질 심사 이후 이 대표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이 대표는 기사회생할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체포동의안 표결 전부터 계파를 막론하고 구속영장 기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도 세웠다.

관건은 분노한 친명계를 어떻게 진정시키느냐다.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를 ‘적’으로 규정하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26일 열리는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친명계 후보가 선출된다면 이재명 리더십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만 결심하면 비명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 실행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와 비명계가 정면충돌해 어느 한쪽에 새 살림을 차리고 나갈 수도 있다.

반면 이 대표가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게 약속한 당 통합 기구 구성 작업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도 “당 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나 편향적인 당 운영을 할 의사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뜻을 친명계도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비명계 끌어안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표가 구속된다면 ‘경우의 수’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택한다면 새로운 당 통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의 당권 의지로 볼 때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속 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하거나 친명계 중심의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이 민주당의 오랜 ‘방탄’으로 지친 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사퇴한 뒤 새로운 통합적이고 혁신적인 비대위로 가자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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