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50개 이상과 종합 순위 3위 수성을 목표로 세운 대한민국 선수단이 여자 근대5종 간판 김선우(27·경기도청)의 은빛 질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돌입했다.
김선우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마지막 종목인 여자 레이저런에서 549점을 기록, 종합 1386점으로 중국 장밍위(1406점)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모두 치르는 종목이다. 경기체고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했던 김선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이번 은메달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선수단의 전체 첫 메달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동메달(양수진), 2014년 인천 대회 은메달(양수진)과 동메달(최민지), 2018년 자카르타 대회 은메달(김세희), 동메달(김선우)에 이어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여자 근대5종 개인전 메달리스트를 냈다.
한국은 각국의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리는 단체전에서는 김선우, 김세희(1100점), 성승민(1088점)이 3574점을 쌓아 중국(4094점)과 일본(3705점)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2002년 부산 대회 동메달과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에 이어 단체전 사상 4번째 메달 획득이다. 직전 대회에서는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이달 20일 예선전을 시작한 여자부는 전체 출전 인원이 19명뿐이라 이날 준결승 없이 곧바로 결승에 돌입했다. 한국은 직전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과 동메달 리스트인인 김세희와 김선우를 앞세워 개인·단체전 금메달 싹쓸이를 꿈꿨으나 이날 결승 첫 경기인 승마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당일 경기에서 정해진 말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말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김세희와 장하은이 경기 도중 낙마했고, 성승민도 말이 장애물을 여러 차례 지나치는 등 고전한 끝에 승마 점수를 따내지 못했다.
유일한 희망은 김선우였다. 앞서 20일 진행된 펜싱 랭킹 라운드 2위(255점)였던 김선우는 승마에서 299점을 획득한 뒤 수영에서 전체 4위에 해당하는 2분13초61위를 기록, 283점을 더해 합계 성적에서 볜위페이(중국)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역전 우승도 가능했다. 하지만 사격에서 주춤하는 등 치고 나가지 못한 김선우는 막판 스퍼트를 낸 디펜딩 챔피언 장밍위에게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눈물을 글썽인 김선우는 “근대5종이 주로 종합 대회의 막바지에 열리다가 이번에는 초반에 열려 첫 메달을 따게 됐는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값진 메달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입상하며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거머쥔 김선우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동계 훈련부터 착실히 해서 다음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볜위페이가 3위(1374점)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세희와 성승민, 장하은은 나란히 11~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 기대됐던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경기에서는 이은서(서산시청)가 결선에 올랐으나 아쉽게 5위를 기록했다. 유도 남자 66㎏급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했던 안바울(남양주시청)은 일본의 다나카 료마와 4강에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여자 48㎏급 이혜경(광주도시철도공사)도 카자흐스탄 아비바 아부자키노바와 준결승에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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