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향한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모기에 물렸다며 주의를 당부한 학부모 때문에 고민이라는 교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에서 모기 물렸다고 신경 써달라는 학부모님'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는 작성자 A씨는 "모기 패치, 모기 팔찌, 모기 기피제 다 뿌리고 교실에는 리퀴드(액체) 모기향 피우고 중간중간 모기 기피제 뿌리는데 모기 두 방 물려왔다고 신경써 달라는 학부모님"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심지어 모기 기피 용품 하나도 안 챙겨놓고 친구 거 빌려 썼는데도 모기 물렸다고 불만을 얘기하시면 어쩌나. 모기 물린 것도 사과해야 하는 직업이라니"라며 하소연했다.
그는 "아이가 모기 물려 긁으면 속상해서 약 하나라도 더 발라주고 가려움 덜 하게 얼음찜질해 주고 긁나 안 긁나 수시로 확인하는데 '모기 물려왔다고 신경 써달라', '어린이집에만 가면 모기 물린다'고 한다. 어떤 학부모는 화만 내고 연락 두절"이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아이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저에겐 정말 힐링의 시간이지만 이해 안 되는 학부모님들의 요구에 진심으로 이 직업이 맞나 고민하게 된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맘카페를 살펴보면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모기를 물려온 데에 많은 학부모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월5일 한 학부모는 ‘어린이집 모기 12방 물림’이라는 글을 통해 “아이 하원하고 얼굴을 봤는데 모기 3방, 어깨 2방, 다리7~8방, 손등 1방 물려왔다. 너무 힘들어 한다”며 “이걸 전화해서 ‘모기 좀 잡아달라’고 말해야 하나. 아침 등원 준비할 땐 멀쩡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은 “저라면 ‘모기 많이 물려왔다’고 언질 해줄 것 같다”, “저도 전화까지는 안 해도 등원 때 가볍게 얘기할 것 같다”, “말하셔야죠. 12방이나…하”처럼 글쓴이에 공감하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다른 이들은 “모기 물린 것까지 얘기하면 끝도 없다”거나 “선생님이 모기까지 어떻게 할 순 없으니 모기약을 따로 챙겨라”와 같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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