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상속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폐지하는 방안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것이라고 더타임스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시 수낵 총리는 내년 3월 예산안에 상속세율 40%를 낮춰 부담을 없애고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상속세는 32만 5000파운드(약 5억 3000만 원) 이상 유산에 대해 40% 세율을 부과한다. 주 거주지를 자녀 혹은 손자녀에게 상속할 시 과세 기준은 50만 파운드로 올라간다. 부부의 경우 공제 금액이 합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자녀에게 최대 100만 파운드를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셈이다.
2025년 총선을 앞둔 수낵 총리가 잉글랜드 남부 보수당 우세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상속세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타임스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여론 조사 결과 상속세는 영국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세금”이라며 “(영국인들이) 모든 수입에서 가장 싫어하는 세금이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그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모른다”고 전했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영국 사망자의 3.76%만이 상속세를 부담한다. 그러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3분의 1은 자신이 상속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5%만이 과세 기준 금액이 최대 100만 파운드인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낵 정부는 이와 함께 지방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전국에 10억 파운드를 투자할 계획이다.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버밍엄과 맨체스터를 잇는 차세대 고속철도(HS2) 건설 계획은 이르면 1주 내로 폐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입 시험에서 영어·수학을 의무화하고 식당·술집 테라스 등 개방된 장소에서 흡연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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