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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생기면 더 오른다"…매물 거두는 은마 집주인들

7월 269건서 이달 170건으로

84㎡ 올 초보다 5억 올랐지만

"최소 2~3억 더 받을 것" 기대

계약 성사 직전에 취소하기도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집주인들이 이달 들어 매물을 거두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20년 만에 정비사업이 가시화된데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몸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라 조합 설립 이후 ‘팔 수 없는’ 매물이 60% 안팎에 달해 공급 감소로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전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매매 매물은 올해 1월 154건에서 7월 269건까지 치솟았다 8월 194건, 이달 약 170건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3개월 간 한 달 평균 매매 거래 계약 체결 건 수가 10여 개인 것을 고려하면 집을 팔기 위해 내놨다 마음을 바꿔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79년 준공된 4424가구 규모의 은마 아파트는 총 사업비만 5조 원 이상으로 추정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특히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0년 만인 지난달 조합설립총회를 여는 등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은마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6건을 기록해 강남구 1위에 올랐다. 전년(17건)대비 6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가격도 오름세다. 전용 76㎡(7층)은 지난 8일 23억 7000만 원에 손바뀜되며 올해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7억 9500만 원(2층)에서 8개월 만에 6억가량 오른 금액이다. 전용 84㎡도 1월 21억 5000만 원(3층)에서 지난달 말 26억 8000만 원(5층)으로 5억 이상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 은마 아파트 집주인들이 최근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 준공 후 30년을 초과한 노후 단지 가격은 전월 대비 0.03% 올랐다. 같은 기간 일반 아파트값은 보합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한 소유자는 전용 76㎡를 22억 원에 팔려다 “24억 원은 받아야겠다”며 계약 성사 직전 돌연 거래를 취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은마 아파트가 투기과열지구인 강남구에 속해 있는 만큼 조합설립 이후 가격을 올려 받겠다는 심리도 작용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이후 10년을 보유하고, 5년을 거주한 1가구 1주택 집주인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어 거래 가능 매물이 줄어든다. 은마 아파트는 조합권을 넘길 수 없는 매물 비중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마 아파트는 지난달 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했고 늦어도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매물이 확 줄며 최소 2~3억 원을 더 올려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장기 보유 집주인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 이전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기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하는 집주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매물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며 “언젠간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돼 매도 기준을 맞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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