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공백 위기가 심각한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소아의료 보완대책’을 발표한 데 대해 의료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2일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후속대책 발표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의 대책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 후속대책’은 현재 당면해 있는 소아의료 분야의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협회는 앞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후속 지원책이 마련될 것을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복지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심야시간대 만 6세 미만 소아 진찰료에 대한 심야가산을 기존 대비 2배로 인상하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전임의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소아의료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소아의료체계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정부는 지난 1월 필수 의료 지원대책, 지난 2월에는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통해 중증 소아진료 인프라 확충, 소아응급의료 강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가 소아청소년과 관련 대책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심각한 저출산으로 소아청소년과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낮은 수가로 인해 관련 과(科)를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61곳이 문을 닫았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0%대에서 2022년 20%대로 떨어졌다. 병원들은 ‘소아청소년과 폐과가 임박했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96개 의료기관의 ‘2023년 하반기 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143명 모집에 불과 4명이 지원했다. 지원율은 2.8%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지원자 4명 모두 서울 소재 수련병원에 지원했다. 전공의 수요와 공급에서 심각한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들은 상반기에 필요한 정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결원이 생겼을 때 하반기 추가 모집에 나선다. 소아청소년과는 상반기 지원율이 15.9%에 그쳐 이번 하반기에 가정의학과(150명)와 함께 세자릿수 모집을 진행했다.
의협은 "당장의 소아청소년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소아청소년과 기피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법적, 제도적, 재정적인 지원이 강화돼 우수한 의료 인력이 자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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