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해외 유출 수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은밀하면서도 치밀해져 수사 기관의 검거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초기에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인력에게 고액의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며 기술 유출을 요구하는 게 가장 보편적이었다. 승진이나 상사와의 불화로 불만이 많은 핵심 인력에게 접근해 높은 몸값을 주겠다며 이직을 조건으로 첨단 기술 유출을 요구하기도 한다. 해외 업체가 특정 제품을 발주하고 이에 대한 사전 검사를 조건을 내걸어 선급 검사관을 파견해 핵심 기술 자료를 탈취하기도 한다. 또 해외 업체의 한국지사 직원이 고객사에 들어가 협력 관계를 빌미로 위장형 USB 및 외장 하드를 통해 핵심 기술을 반출하는 방식도 있다. 심지어 매물로 나온 기술력 있는 기업을 통째로 인수한 후 연구원 현지 파견 등의 방식으로 기술을 빼내기도 한다. 그 뒤 되팔아서 수익을 챙기고 버리는 ‘먹튀’ 형태를 취한다.
외국 국적 직원이 위장 취업한 후 핵심 기술을 유출해 결혼할 한국 여성 명의로 동종 업체를 설립, 이를 통해 해외 현지의 가족 운영 업체로 지식재산권(IP)인 기술을 탈취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해외 업체가 경쟁 업체 직원을 이직시킨 후 경쟁 업체 및 협력사 직원과 공모하도록 지시해 최신 기술과 경영 자료를 지속적으로 유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직한 임원이 해외에 동종 분야의 업체를 설립한 후 퇴직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지 대행 업무를 하면서 영업 비밀을 불법으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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