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인공기를 사용 중인 북한의 처지를 사실상 두둔했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란디르 싱 OCA 회장 대행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북한이 WADA와 인공기 사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싱 대행은 “OCA는 OCA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사정을 WADA에 설명했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일어난 특별한 이슈가 있다면, 우리는 이를 참작해야 한다”며 북한의 처지를 감쌌다.
북한은 현재 WADA 규정에 따라 아시안게임에서 인공기를 게양할 수 없다. WADA는 2021년 10월, 북한 반도핑기구가 WADA의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인공기 게양을 금지했다. 전 세계 선수들의 약물 복용 여부를 감시하는 WADA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북한 선수들의 토핑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WADA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의 국제 종합 대회에 복귀한 북한에 대회 기간 국기 사용 금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북한은 22일 선수촌 입촌식과 23일 개회식 때도 인공기를 흔들었다. 경기장에서도 인공기는 어떠한 제재도 이뤄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북한과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가 고려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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