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31·본명 송한백)은 스크린골프 아마추어 최강자다. 그가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기록한 최소타는 화이트 티잉구역 기준 24언더파, 블랙 티 기준으로는 19언더파다. 중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처음 접한 그는 스물한 살 때 집안 사정 등 여러 이유로 골프를 그만 뒀다.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는 5년 전인 2018년 겨울 직장 동료들을 따라 스크린골프를 접한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스크린골프에 입문한 지 채 1년도 안 돼 골프존 홈페이지 전국 랭킹 1위에 올랐고 지금은 프로들과의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가 지금까지 스크린골프에서 기록한 홀인원은 23개, 이글은 무려 6112개에 달한다. 버디는 4만 4063개다. 파4 홀 티 샷을 곧장 넣거나 파5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곧바로 집어넣는 앨버트로스도 24차례나 경험했다. 기준타수보다 3타 적은 앨버트로스는 투어 무대에서 1년에 한 차례 나올까 말까 한다.
최근 골프존의 투비전NX를 체험하는 자리에서 한백을 만났다. 투비전NX는 그린이나 벙커의 질감까지도 실제처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백도 “실제보다 더 진짜 같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에게 스크린골프 꿀팁을 부탁하자 “첫 번째 비결은 연습과 투자”라고 했다. “실력은 투자에 비례해요. 저는 1년에 1000게임 이상 소화해요. 하루에 3라운드는 소화하죠. 거기에 별도 연습까지 하고요.”
꾸준한 연습과 투자 말고 다른 비결은 없을까. 장타에 대한 팁을 부탁하자 그는 “탄도를 조금 낮춰보라”고 했다. 실제 필드에서는 높은 탄도가 장타에 도움이 되지만 스크린골프에서는 경험상 낮게 치는 샷이 좀 더 비거리에 유리하다고 했다.
페어웨이나 그린 적중률을 높이는 방법과 관련해서는 너무 똑바로 보내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골프는 심리 게임이에요. 자신을 똑바른 외나무다리에 세워놓으면 부담감이 커요. 오히려 조금 비뚤어진 곳에 세워놓으면 마음이 편하죠. 그런 것처럼 핀을 똑바로 보지 말고 자신이 드로 구질이면 우측으로 오조준을 하고, 슬라이스가 난다면 아예 왼쪽을 보고 치는 겁니다. 이건 필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한백은 AI(인공지능)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남은 거리, 바람, 높낮이 등의 데이터를 보면 10초 안에 어떤 클럽으로 어떤 샷을 날려야 할지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자신도 처음에는 느렸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연산 속도가 빨라진 컴퓨터로 진화했다고 한다.
높낮이가 있을 경우 오르막은 단순히 더 한다. 예를 남은 거리 130m에 오르막이 5m라면 135m를 보고 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내리막은 낙차와 잡는 클럽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 롱 아이언이면 많이 빼고, 웨지는 내리막을 덜 보는 것이다. 랜딩 각도와 낙차, 그리고 어떤 샷을 날리느냐에 계산법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다.
퍼팅 거리 계산은 매우 빠른 그린에서 오르막 높이는 곱하기 20을 한다. 예를 들어 높이가 0.1이면 2m(0.1×20)를 더 보고 친다. 내리막은 상황마다 다르다. 급경사면 15배, 즉 내리막이 0.1이면 1.5m를 뺀다. 하지만 난도가 높지 않다면 12배 거리를 빼서 홀인을 직접 노린다고 한다.
짧은 퍼트의 성공률을 높이는 그만의 특급 노하우 중 하나는 양발을 11자로 서는 게 아니라 왼발을 30도 정도 오픈하는 것이다. “편하게 치면 볼이 홀에 쏙쏙 들어가는데 신중하게 치면 오히려 빠질 때가 많잖아요. 왼발을 오픈하면 홀 아웃을 한다는 기분이 들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런 스트로크가 돼요. 그러면 성공률도 높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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