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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모두 제불찰…친박,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실패한 정부 아냐, 통진당 해산·사드 필요했다"

"내년 총선 계획없어…친박, 나와 연관말았으면"

"친박 대부분이 수감기감 안부 안물어. 많은생각"

"文정부 출범에 마음착잡…尹, 정권교체에 안도"

"롯데·SK에 어떤 청탁도 안해. 뇌물죄 납득 못해"

"스스로 떳떳해 1737일간 수감생활 견딜수 있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달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사태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017년 탄핵, 대통령 재임시 공과, 옥중 생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비위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비위 사실을)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며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을 성과로 언급했다. 특히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에 대해선 “안보를 위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선을 그으며, 더이상 ‘친박계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며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박계가) 정치를 다시 시작한다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거리를 뒀다.

친박계에 대한 인간적 섭섭함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소위 친박이라는 의원 중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도 있었고, 저의 오랜 수감 기간 동안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는 의원이 대부분”이라며 “동생(박지만 EG 회장)의 친구인 의원도, 원내대표였던 의원도 탄핵에 찬성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사람의 신뢰와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것에는 “마음이 참 착잡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했다.

국정농단 특검팀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룬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 정도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며 “더군다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일부 유죄 판결에는 억울하다는 뜻도 드러냈다. 법원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 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받은 것을 두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정원장에게 특수활동비 36억 5000만 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역대 정부의 관행으로 보고 받았다며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며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1737일간의 옥중생활의 소회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거나 아는 사람의 사익을 챙겨줄 정도로 타락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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