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 자동차가 중국 배터리업체 CATL과 손잡고 미시간주에 세우기로 한 35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을 중단했다. 미 정치권의 강한 반중 기류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25일(현지시간) “경쟁력 있는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미시간주) 마샬 프로젝트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건설 지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포드는 지난 2월 포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은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시간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해외우려집단 규정 등을 우회하기 위해 공동 지분 방식이 아니라 기술 로열티를 받기로 한 것이다. 완공 후 이 공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생산돼 포드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포드의 움직임에 미 의회가 ‘미국 중심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IRA 취지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가장 큰 적을 미국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CATL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포드는 해당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지만 사업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자동차업계는 이날 자국 정부를 향해 중국이 반간첩법 관련 기업비밀을 존중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은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지만 현지에서 경영 환경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 등을 대변하는 독일 자동차산업연합(VDA) 이날 독일 정부가 대중국전략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어떤 종류의 정보 이전도 금지하는 중국의 사이버보안법이나, 간첩의 정의를 확대하고 처분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VDA는 “정부는 중국 정부에 기업데이터가 비밀이란 것을 옹호하고, 해당 법이 미치는 영향을 지목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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