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테니스 단식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악수 거부’ 파문을 일으킨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가 상대 선수를 직접 찾아가 사과한 가운데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번 태도 논란은 공개 연애 중인 그룹 원더걸스 출신 가수 유빈(35)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권순우는 26일 대한체육회를 통해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서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대한테니스협회는 “권순우가 이날 오전에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서 상대에게 사과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권순우는 상대 선수에게 ‘경기 잘 하라’고 얘기했고 상대 선수도 ‘괜찮다’고 하며 서로 잘 풀었다”고 설명했다.
징계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으므로 현재까지 정해진 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권순우는 전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22·636위)에게 세트스코어 1-2(3-6, 7-5, 4-6)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을 거머쥐고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세계 랭킹 112위 권순우에겐 충격적인 결과다.
경기가 끝난 뒤 권순우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패배한 권순우는 라켓을 수차례 코트 바닥에 내리쳤다. 라켓이 박살 난 뒤에도 의자를 두 차례 더 내리쳤고 짐을 챙기다가도 다시 라켓을 집어 들어 코트를 내리쳤다.
더 큰 문제는 상대 선수인 삼레즈가 청한 악수를 권순우가 무시했다는 데 있다. 경기 후 양 선수가 악수하며 인사하는 것은 테니스의 오래된 예절이다. 권순우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권순우의 비신사적인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고 비매너 행동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권순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쇄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에 대해 팬들이 낸 비판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매체는 “한 팬은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사가 눈을 사랑하는 것처럼 테니스 선수도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다른 팬은 ‘스포츠맨십이 없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 권순우와 연인 관계인 유빈의 인스타그램에는 “유빈님 걱정된다”, “어서 도망치시라”, “사람은 고쳐 쓰는 것 아니다”, “연애만 하고 헤어져라”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유빈과 권순우는 지난 5월 열애설을 인정한 공개 커플이다. 유빈은 1988년생, 권순우는 1997년생으로 유빈이 9살 더 많다.
남자 단식에서 탈락한 권순우에게 남은 종목은 남자 복식뿐이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조를 이룬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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