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불사파’라 일컫는 83년생 MZ조폭 구성원들이 서울의 한 투자사 대표와 결탁해 수십억 원을 뜯어낼 목적으로 강남의 모 갤러리 대표를 협박 및 감금·폭행을 했다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대표로부터 약 87억 원을 받아내기 위해 조직 폭력배를 동원한 투자사 대표 A씨와 임원 등 3명을 지난 20일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또 범행에 동원된 자칭 ‘불사파’라는 이름의 MZ조폭 3명과 조선족 폭력배 3명도 함께 검거해 지난 23일 9명을 모두 구속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투자사 대표 A씨와 임원 B씨, C씨는 피해자가 운영하는 갤러리의 미술작품 투자금 28억 원에 대한 회수금 명목으로 87억 원을 뜯어내려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MZ조폭과 귀화 조선족 폭력배 각 3명을 동원해 피해자를 차량과 사무실, 지하실 등에 감금하는 동시에 폭행 및 협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피해자로 하여금 “87억 원의 빚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강제로 강요해 녹음하고, 피해자 핸드폰을 빼앗아 몰래 위치공유 어플을 설치해 추적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대표 A씨는 임원 B씨, C씨 등과 함께 폭력배를 동원해 피해자를 겁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본인이 직접 피해자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수회 폭행하고, 갤러리에 보관 중인 그림 3점을 강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빼앗은 그림의 가격은 시가 3900만 원에 달한다.
A씨 일당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과도한 투자회수금을 강요하면서 한 달 동안 수십차례 연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A씨는 피해자에게 53차례 전화를 걸었고, B씨는 592회나 전화를 발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B씨는 피해자 남편에게도 76회에 걸쳐 과도한 이자 또는 투자회수금 상환을 요구했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B씨는 피해자의 남편에게 연대보증을 강요하는가 하면, 지난 9월 13일 피해자 남편이 운영하는 병원에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해 2억 1000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 주피의자인 대표 A씨 등을 동시에 검거해 보복 및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범행 피의자들을 쫓는 과정에서 계파를 넘는 또래 모임 중심의 MZ조폭의 활동도 함께 확인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를 ‘불사파’라 지칭하는 MZ조폭은 지난 2021년도부터 83년생 또래들끼리 계파를 넘어 범서방파, 이천연합파 등 조폭과 추종세력으로 구성된 전국적인 조직을 결성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사파’라는 이름은 영화 <넘버3> 속에서 배우 송강호가 만든 ‘불사파’에서 영감을 얻어 작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신에 문신을 휘감고, 일정한 직업이 없음에도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300만 원짜리 강남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의 외제차를 운행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이 운전하는 차량 두 대의 가격은 약 5억 원에 상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지역별 모임 등을 가지면서 친목을 유지하고, 결속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사파 2명, 조선족 1명 등 미검 피의자 3명을 조속히 검거하고, 자칭 ‘불사파’라 일컫는 MZ조폭의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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