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단체전이다. 실력과 외모, 인기를 모두 갖춰 ‘어펜져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리는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뜬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사이좋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진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과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이 28일 김정환(40·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9·화성시청)와 함께 아시안게임 사브르 단체전 3연패에 나선다.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며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온 한국 펜싱은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된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 광저우(금7·은2·동5)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금8·은6·동3), 2018 자카르타(금6·은3·동6) 대회까지 3차례 연속 펜싱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펜싱의 중심에는 어펜져스가 있었다. 오상욱·구본길·김정환·김준호 등 남자 사브르 4총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는 등 ‘펜싱 강국’ 한국의 선봉에 서왔다. 이번 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도 오상욱과 구본길이 2개 대회 연속 맞대결을 펼쳤는데, 오상욱이 구본길을 5점 차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년 전 대회 결승에서는 구본길이 오상욱을 1점 차로 꺾고 3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면, 한국 선수단 중 두 번째 2관왕에 오르게 된다. 23일 개막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남자 근대5종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전웅태(광주광역시청)만이 2관왕에 올라있다.
후배 오상욱에게 패하며 아시안게임 개인전 4연패에 실패한 구본길은 이번 단체전에서 자신의 6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아시안게임에서 통산 5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그가 단체전에서 금메달 1개를 보태면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과 더불어 역대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합류한다.
“후배인 상욱이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내가 4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만큼 기쁘다”고 말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보여준 구본길은 “단체전에서 힘을 합쳐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며 “제 이름을 역사에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은 이날 오후 7시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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