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갑작스레 경질된 친강(秦剛·57) 전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중국 유명 방송인과 내연 관계였고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출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홍콩 피닉스 위성방송 봉황TV의 앵커 푸샤오톈(傅曉田·40)이 친강과 내연 관계였다고 중국 외교당국과 가까운 소식통 6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샤오톈은 해당 방송사에서 2014∼2022년 '세계 지도자들과의 대화'(風雲對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등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했다. 특히 그가 2022년 3월 가장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인물이 바로 친강 당시 주미대사였다.
보도에 따르면 푸샤오톈은 또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친강과 푸샤오톈의 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둘의 관계가 지난 6월 친강의 돌연한 잠적과 7월 외교부장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푸샤오톈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을 떠나 봉황TV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0년께 주영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친강을 런던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푸샤오톈은 2020년께 친강과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푸샤오톈과 가까운 여러 명이 전했다.이후 친강은 작년 말 외교부장에 임명될 무렵부터 푸샤오톈과 접촉을 제한했으며 이에 푸샤오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과 친강의 관계에 대해 힌트를 흘리기 시작했다고 당시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이 말했다.
푸샤오톈은 지난 3월 중국 SNS 웨이보에서 자신의 아이 아빠가 미국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3월 12일 친강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무위원으로 승격했을 무렵에는 아기가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승리의 결말'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어 1주일 뒤인 친강의 생일(3월 19일) 무렵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아이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푸샤오톈은 지난 4월 10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베이징으로 오는 개인 전용기 안에서 자신과 아들을 함께 찍은 사진, 또 작년 3월 친강과 한 인터뷰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게시물에서 작년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이 비행기를 탔고 1년이 지나 그 비행기를 다시 탔다며 "이번에는 내 아들 어킨(Er-Kin)과 함께이며 이번 목적지는 '앞으로'(onwards)다"라고 썼다.
그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SNS 활동을 중단했으며 친강이 돌연 잠적한 지난 6월부터는 푸샤오톈도 전화번호가 끊기고 메신저에서도 답을 하지 않는 등 연락이 두절됐다고 주변 인물들이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친강이 갑자기 경질된 사유가 주미대사 시절 혼외관계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중앙정부 부장(장관)들과 지방정부 수장 등 고위 관리들은 친 전 부장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조사 결과를 지난달 보고받았다.
이들에게 통보된 공식 해임 사유는 '생활방식 문제'였는데 이는 당이 성적인 비행을 완곡하게 일컫는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강이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지내며 임기 내내 혼외관계를 지속했다는 것이다.
이들 소식통은 친강이 한 여성과 혼외관계 끝에 미국에서 아이까지 출산했다고 전했다.
WSJ은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 때문에 미국을 상대할 때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친 전 부장의 직무 능력이 저해될 가능성이 경질의 일부 원인이었다는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 친강은 취임 7개월 만이던 지난 6월 말 갑자기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가 한 달 뒤인 7월 25일 해임돼 그 배경을 놓고 많은 추측을 낳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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