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제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 행사를 위해 총 101억 9000만 원(편성 79억 8000만 원, 추가 22억 1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제 단체와 기업들을 통한 금전적 기탁과 후원을 요청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군의날 시가행진 예산과 별도로 조합 성격의 A법인으로부터 2000만 원, B은행으로부터 1000만 원 등 기부 명목으로 3500만 원의 후원을 모금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국방부는 이러한 기탁과 후원은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진 사항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한 경제계 단체를 통해 일부 기업들에 행사를 위한 기부와 후원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8월 국방부 국군의날 행사기획단 소속 천 모 대령은 한 경제계 단체 관계자를 만나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대해 설명하고 행사 협조를 요청했다. 면담 이후 해당 단체는 기업들에 행사 정보와 함께 물품 후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해당 단체는 국방부의 요청 없이 일부 직원이 자의적으로 물품 후원을 요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 큰 논란이 되는 것은 이번 행사 기탁과 후원 명단에 있는 B은행과 C은행이 내년에 있을 국방부의 ‘OOOO카드’ 사업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실 측은 “C은행의 경우 5억 원에 이르는 물품 후원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가 ‘OOOO카드’ 사업권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라는 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와 시가행진을 준비하면서 시가행진 인근에 위치한 경제 단체를 포함해 각계각층과 소통을 한 것”이라며 “증액이 필요한 예산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추가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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