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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대탈출…분쟁지역 떠난 아르메니아계 주민 절반 넘어서

아제르바이잔이 분쟁지역 점령

현재까지 6만 5000명 본국 피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국경 인근 마을 고리스에서 적십자사가 보낸 피란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오랜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이 지역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본국으로 피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오전까지 6만 5036명 이상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아르메니아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는 12만 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살고 있었는데 절반 이상이 탈출한 것이다. 이 숫자는 25일 오전 1시까지 1850명이었지만 이튿날 오후 2만 8120명으로 급증했다.

통신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 국경에 도달하는 도로의 길이가 77㎞밖에 되지 않지만, 탈출 차량이 가득 차 30시간이 넘게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사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탈출은 지난주 발생한 무력 충돌이 계기가 됐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19일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자국군과 민간인이 지뢰 폭발로 숨졌다며 '대테러 작전'을 개시했고, 하루 만인 20일 이 곳의 아르메니아계 자치정부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계 자치정부와 주민들의 안전 보장을 둘러싸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을 신뢰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은 거의 없는 분위기다. 아르메니아인들은 1915~1917년 오스만제국에 의해 150만 명이 목숨을 잃는 대학살을 겪은 바 있는데, 아제르바이잔은 오스만제국이 민족적 뿌리가 같다. 아제르바이잔은 무슬림, 아르메니아는 기독교인이 대부분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1917년 러시아 제국이 멸망했을 때부터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모두 영유권을 주장했던 곳이다. 소련 시기 아제르바이잔의 자치 구역으로 지정돼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로 인정받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이 소련 해체기인 1988~1994년 1차 전쟁에서 승리해 미승인 공화국을 세웠다. 양측은 2020년 2차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평화유지군 주둔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갈등이 고조되다가 결국 아제르바이잔이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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