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인 변화 없이는 인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부터 올려야 한다.”
홍석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위원장은 29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인구절벽 시대’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해 5180만 명이던 인구가 2027년 5135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경제활동인구는 더 급격히 줄고 있다"며 “세수 기반이 굉장히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재정기반도 악화돼 복지도 영향을 받는 등 암울한 미래로 달려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난관을 이겨내기 위해 경제주체들의 역량을 한층 더 키워야 한다는 게 홍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투자를 이끌어내고 자유로운 경제 환경이 조성돼 기업과 개인이 마음껏 연구하고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규제개혁이 지닌 의의는 굉장히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출범 1년이 지난 규제개혁추진단은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경제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성장의 발판인 ‘산업단지 입지규제 개선’이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지난달 열린 민·관 합동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도 ‘산단 입지규제 해소’ 방안이 첫 번째 안건으로 다뤄질 만큼, 산단 활성화는 ‘국가적 어젠다’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홍 위원장은 지난 15일 산업단지 편의시설 확대 및 재생사업 활성화, 산업용지 입주업종 관리에 유연성 부여하는 산업단지 입지규제 개혁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그는 “시행령개정을 통한 산단 규제는 많이 걷어 냈고,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추진단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환경과 의료’ 두 가지다. 홍 위원장은 “리클이라는 기업은 헌옷을 재활용해서 다시 판매하는 친환경업체”라며 “다만 리클이 헌옷을 처리한다는 이유로 ‘폐기물 관리업’으로 묶여 실상은 관련이 없음에도 폐수 처리 설치 등 여러 가지 법상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니클과 같은 기업에서 취급하는 폐의류에 대해 일정 기준 충족 시 폐기물 규제에서 면제되는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환경부를 상대로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홍 위원장은 또 “1년에 지방흡입으로 발생하는 인체 폐지방 200~300톤인데, 줄기세포를 통한 의약품 개발에 쓰일 수 있는 귀중한 의료자원임에도 현재는 다 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폐지방을 의약품 개발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홍 위원장이 대표발의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외에 추진단은 △탄소중립을 위한 첨단기술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 고도화 △원격의료 합법화 △반영구화장사와 문신사 법제화 △방송광고 규제완화 등을 위해 주무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사법리스크 등 이슈가 다 덮고 있으니 우리 국회가 미래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덜하고 있다”며 “현재 계류 중인 규제개혁 법안이 연말까지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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