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주력 선수들을 모두 제외한 일본에 단 한 번의 리드도 잡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남자농구 국가대표 가드 허훈(상무)은 "선수로서 실망스럽고, 저 자신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D조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77-83으로 졌다. 조 2위를 확정한 한국은 12강 토너먼트를 거치게 됐고, 1위 일본은 8강에 직행했다.
이날 일본은 지난달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사실상 2군이었으나 우리는 경기 시작 후 줄곧 끌려다니다가 결국 6점 차로 패배했다.
약속된 스위치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승부처마다 외곽포를 허용했고, 한 차례 동점을 만든 3쿼터 외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이겼더라면 8강에 직행할 수 있었으나 8강 진출 결정전으로 밀려났고, 8강 진출 결정전을 통과해도 준준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을 만나는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그나마 에이스 허훈이 3점 슛 6개 포함 24득점 4도움으로 홀로 고군분투했다. 허훈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선수로서 실망스럽고, 저 자신에게 화가 난다"며 "기분은 안 좋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까 12강, 8강 열심히 해서 무조건 결승까지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3개월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좀 더 단단히 마음을 먹고, 모든 것을 걸고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기는 것이 요행을 바라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추일승 한국 대표팀 감독은 "조 1위가 걸려 있어 중요한 경기였는데,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내준 것이 어려운 경기가 됐다"며 "상대 수비가 우리 공격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경기 끝까지 끌려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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