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을 계기로 고액 헌금 논란이 제기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해 해산 명령을 청구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종교법인법에 의한 질문권 행사와 피해자 증언 수집 결과 가정연합의 고액 헌금 같은 문제가 해산명령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소관 부처인 문화청은 12일 종교법인 심의회 개최를 포함한 후속 절차를 밟은 뒤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해산명령 청구를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종교법인법의 ‘법령을 위반해 현전하게 공공의 복지를 해친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 조항에 따라 해산명령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정연합은 특정한 물건을 사면 악령을 제거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통해 평범한 물건을 고액에 판매하는 ‘영감상법(靈感商法)’과 고액 헌금 등으로 일본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해산명령이 청구되면 재판소는 일본 정부와 교단 양측으로부터 의견을 듣고서 최종 판단을 하게 된다. 해산명령이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종교상 행위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단은 종교법인격을 상실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과거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산명령이 확정된 종교법인은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등 2개 단체가 있다. 현재 가정연합측은 “교단의 활동은 해산 명령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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