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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은 정말 외계일까…‘범종설’ 주장 학자들-下[김정욱의 별별이야기](47)

■엘리스 실버 “지구 생명체 중 인간의 태생은 지구가 아닌 외계”

■인간만 요통 겪고 햇볕에 약하게 디자인 돼 있음을 근거로 내세워

■일본 도쿄대 연구진, 우주 극한환경서 박테리아 생존 가능성 실험

■3년간 우주환경에 노출된 박테리아 생존…부분적 범종설 입증해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기사에서는 정향 범종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스반테 아레니우스와 프랜시스 크릭과는 좀 다른 이색적인 범종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미국의 한 과학자가 “지구의 생명체 중 인간은 지구에서 진화한 생명체가 아닌 외계에서 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생태과학자인 엘리스 실버 박사는 ‘인간은 지구에서 나오지 않았다(Humans are not from Earth)’라는 책을 통해 이 같은 가설을 내놨는데요, 인간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함께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인류의 고향은 지구가 아닌 외계 천체라는 것인데 실버 박사는 그 근거로 생태학적 이론에 의한 여러 가지를 내세웠습니다.

실버 박사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달된 종이지만 놀랍게도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햇볕에 매우 취약하고 자연생성 음식을 싫어하며, 만성질병에 우스울 정도로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이 외계에서 왔다는 증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원숭이나 사자 같은 다른 척추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은 만성적으로 척추·경추 관련 병으로 고생한다”며 “이는 인간이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외계 천체에서 왔기 때문이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이의 머리가 커 임산부들이 출산할 때 고생하는 것도 지구환경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실버 박사의 이론입니다.

그는 “인간은 지구에 살면서 이상할 정도로 태양에 약하게 디자인돼 있는데 동물들 가운데 인간만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또 인간은 1~2주일 이상 선탠을 할 수 없고, 거의 매일 햇빛 노출 문제로 스트레스를 겪는다”면서 “인간이 항상 질병에 시달리는 것도 지구 중력이 인간에게 맞지 않고 특히 우리 생체시계가 지구의 24시간 시스템에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수면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최적 생체시계는 25시간이라고 합니다.

실버 박사의 주장에 동의하는 일부 학자들은 인간은 스스로 비타민C를 합성하지 못하는 것도 외계에서 온 생명체설의 근거로 제시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체내에서 스스로 비타민C를 만들어내는 데 사람과 원숭이 등 영장류, 기니피그는 음식이나 영양제 등을 통해 외부에서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합니다.

데이노코쿠스 박테리아 노출 실험이 이뤄진 국제우주정거장(ISS) 일본 실험모듈 외부. 사진제공=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작사)


지금까지 알아본 범종설의 이론은 그럴싸한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입증되거나 그를 뒷받침하는 현상·데이터가 없어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범종설의 일부가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몇 년 전 일본 도쿄대학교의 약학·생명과학 교수인 야마기시 아키히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의 실험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방사선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집락(colony)’을 이뤄 우주 극한환경에서 수년을 버틸 수 있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지구-화성 간 우주여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미생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 2020년 발표했습니다.

야마기시 박사 연구팀은 앞서 2018년 비행기와 과학실험용 열기구 등을 이용해 지구 12㎞ 상공에서 데이노코쿠스(Deinococcus) 박테리아가 떠다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1mm 이상 집락을 쉽게 형성하고 자외선 복사 등과 같은 위험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방사선 내성을 가진 데이노코쿠스 박테리아가 범종설을 입증할 만큼 긴 시간 동안 우주의 극한환경을 견딜 수 있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0.5mm 이상의 집락에서는 모두 3년간 우주 환경에 노출된 뒤에도 일부가 생존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상·중·하편 3회에 걸쳐 범종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 가설이 아직 과학적 입증이 완벽히 되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학계는 흥미를 벗어나 범종설을 무시하지 않고 이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범종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구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진행 중입니다.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샘플 캡슐이 미국 유타주 사막에 낙하해 있다. 사진제공=나사


소행성 ‘베누(Bennu)’의 흙과 자갈 등의 샘플을 채취한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캡슐이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53분께(미국 동부 기준) 지구에 귀환했습니다.

이 캡슐의 귀환은 2016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에 실려 발사된 지 7년 만입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생성 초기의 물질들이 포함된 소행성 샘플을 분석하면 베누와 같이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이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샘플 분석이 과연 범종설을 어느 정도 입증할 수 있을 것인지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죠.

과학자들은 태양계 초기에 행성들을 이루고 남은 베누 같은 암석형 소행성들이 초기 지구에 충돌하면서 탄소가 들어 있어 생명체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는 유기물질을 지구에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지구생명의 탄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 하는데요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범종설도 입증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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