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가 셧다운(일시 운영중지)를 피한 이후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정책을 가로 막을 셧다운 위험은 일단 미뤄졌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4.15포인트(-0.22%) 하락한 3만3433.35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은 0.34포인트(+0.01%) 상승한 4288.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88.45포인트(+0.67%) 상승한 1만3307.77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는 지난 분기 차량 인도량이 월가의 추정치인 45만5000대에 못 미치는 43만5059대라고 발표했다. 전 분기 인도량 46만6000대보다 줄었다. 다만 주가는 0.55% 상승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15의 발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iOS18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계획을 알리면서 주가가 1.48% 상승했다.
기정사실로 여겨졌던 셧다운 사태는 미국 여야가 타협을 모색할 45일간의 시간을 벌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새롭게 제안한 임시예산안이 30일 하원과 상원을 잇따라 통과했다. 임시예산안은 오는 11월 17일까지 연방 정부 예산을 기존 수준으로 동결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해온 예산 대폭 삭감안은 반영하지 않았고 또 공화당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도 담지 않았다.
셧다운을 피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 물 수익률은 11bp 뛴 4.682%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0월 1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4bp오른 5.11%를 기록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나 고금리 장기화 의지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하나 사라지면서 상승했다. 그동안 미국 의회예산국이나 월가에서는 정부가 셧다운될 경우 미국의 분기 성장률이 일주일에 0.1~0.2%포인트 씩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에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연준이 연내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있었다. 셧다운으로 가뜩이나 경제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침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셧다운 리스크가 45일 뒤로 미뤄지면서 현재로서는 연준 내부에서도 고금리 장기화 의지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이날 뉴욕의 한 행사에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지 여부가 아니라 금리를 얼마나 오랫 동안 유지해야 하는 가”라며 “(금리를 내리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셧다운이 아니더라도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날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고금리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수요와 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동시에 줄고 있다는 설문결과를 내놨다. 댈러스 연은이 발표한 지역 은행업 여건조사에서 응답자의 42%가 대출 규모가 줄고 49.3%는 9월 들어 대출 수요가 줄었다고 감소했다. 댈러스 연은은 "은행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대출 상환 불이행이 늘어나고 대출 수요는 줄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 활동도 줄어들 것이란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은 아마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또한 장기 금리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더 오를 수 있다며 30년물 금리는 5% 중반을 테스트하고, 10년물 금리는 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혼조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8% 오른 2만7871 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0.6% 내린 1665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와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8.82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97달러(-2.17%)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49달러(-1.62%) 내린 배럴당 90.7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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