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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일 경제성장률 역전의 시사점

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특임강의교수 ?

日, 소비·투자 덕 올 2% 육박 성장

기업도 반도체 등 경쟁력 확보 나서

한일 역전, 추세 아니지만 韓엔 위협

우위 산업분야 ·생산성 제고 힘써야





일본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한일 경제성장률이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 발표한 최신 경제 전망에서 일본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 한국을 1.5%로 각각 예상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회복 수요가 한국보다 뒤늦게 확대돼 올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한국은 2021년 4%를 넘는 성장세를 보인 후 2022년 2%대로 둔화됐고 올해 주요국 및 한국의 금리 인상 여파도 겹쳐 1%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잠재 성장 능력이 1% 미만으로 추정되는 일본이 올해 2% 가까이 성장하는 것은 소비와 설비투자의 견실한 확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일본 춘투(매년 봄에 이뤄지는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투쟁) 임금 인상률은 3%를 넘었으며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도 올해에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100조 엔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한일 경제성장률의 역전 현상은 구조적인 추세라기보다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사실 OECD는 내년 일본 경제성장률이 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반면 한국은 2.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경제가 회복 기조를 보이면서 물가와 임금의 상승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는 일본의 잠재 성장 능력의 하락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점차 탈출하면서 일본 기업들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고 앞으로 성장 능력의 확충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본 기업은 반도체, 차세대 자동차 및 배터리, 수소 및 암모니아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 주도로 차세대 반도체 투자나 해외 유력 반도체 기업의 유치 정책을 강화하고 성과도 점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본 산업은 반도체 등 세계의 첨단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세계 각국 기업은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 이러한 일본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일본의 성장 잠재력 강화 노력은 단기적으로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또 생산성 증가율의 향상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력 감소에 따른 성장 잠재력 하락 효과를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도 있다. 물론 일본 경제가 가까운 시기에 지속적으로 2%대의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 산업 입장에서는 일본의 이러한 반도체 부활 전략, 탈탄소화 대응 등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새로운 기회이자 위험이 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범용 소재 등에서 일본을 추월한 한국 산업이 다시 일본 산업에 역전당하는 분야가 나올 위험에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화, 탈탄소화, 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에서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한일 양국이 산업 협력을 강화하면서 서로 경쟁 우위 분야에 주력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양국 산업의 고도화에 힘쓰는 것이 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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