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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추진 드론' vs 북 '핵무인 공격정'…누가 더 셀까[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포세이돈, 해저 1000m서 시속 130㎞

“자율적인 작전 잠재력을 갖춘 핵무기”

北, 보름새 세 차례나 핵어뢰 성공 과시

잠항거리 늘린 해일-2형1000km 달해

지난 2019년 2월 20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러시아의 원자력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이 크레인으로 운반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월 16일 러시아 통신사 ‘타스’ 보도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방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트’에 탑재할 원자력 엔진 장착 수중 드론 ‘포세이돈’ 첫 분량이 제작 완료됐다는 소식이다. 타스는 원자력 엔진을 비롯한 포세이돈의 주요 장치들에 대한 개별 시험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실전 배치만 남았다고 소개했다. 포세이돈은 2022년 7월 러시아 태평양함대에 실전 배치된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트에 실릴 예정인데, 잠수함에는 모두 8대의 수중드론이 탑재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국정연설에서 개발 중이던 포세이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수중 드론은 핵탄두나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잠수함이나 최신 어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실상 무제한의 거리를 이동해 적의 해안시설이나 항공모함 등을 타격할 수 있다고 소개해, 전장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푸틴은 2019년 2월 국정연설에서는 포세이돈 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 수중 드론으로 무장할 첫 번째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트가 같은 해 봄에 진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4월 진수된 벨고로트는 2020년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잠수함 시험이 지연되면서 지난해에야 실전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예 핵함 벨고로드만 해도 길이가 184m에 달해, 171m에 그치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탄도·유도 미사일 잠수함보다도 길어 그 위세가 세계 최대급이다. 포세이돈까지 탑재할 경우 그 조합은 해저에서 최강의 위력을 갖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최대급 핵어뢰 사정거리 1만㎞


‘지구 종말의 무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포세이돈의 위력은 어마어마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중 드론과 어뢰의 특성을 모두 가진 포세이돈은 핵탄두나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고, 원자력 엔진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러시아의 최신 무기다. 길이 20m, 직경 2.5m, 중량 100t의 사양을 갖춰 세계 최대급 어뢰라는 평가된다. 최대 사정거리는 1만㎞에 달한다.

타스 통신은 포세이돈에 대해 “2Mt(메가톤, TNT 100만t 위력)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데 이 파괴력은 2차 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0배가 넘는다”고 전했다. 이를 해저에서 폭발시킬 경우 500m 높이의 쓰나미도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길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세이돈은 해저 1000m에서 최대 70노트(시속 130㎞)로 움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중 드론 ‘포레이돈’.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포레이돈의 위력은 얼마나 될까?

타스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포세이돈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며 “포세이돈 발사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험이 목표대로 이뤄졌고 이 시험을 통해 다양한 깊이의 바다 밑에서 벨고로드 잠수함의 어뢰 발사 능력을 검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정 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이며 요격도 불가능해 아주 위협적인 최신에 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미국과 러시아 당국은 포세이돈 어뢰가 바다에서 방사능 바닷 물결을 일으켜 해안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무기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뢰가 핵 추진 엔진을 장착한, 완전히 새로운 전략 핵무기로, 이 어뢰는 소음이 아주 적고 고도의 기동성도 갖춰 현재 존재하는 어떤 무기로도 파괴시킬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또 하나의 계기는 러시아 국방부가 포세이돈으로 적군의 항공모함과 해안을 파괴하는 모의실험 결과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이 어뢰의 상세 제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타스는 이 영상을 소개하며 이 어뢰를 ‘핵 탑재 가능 수중 드론’이라고 표현하며 자율적인 작전 능력을 갖췄다고 부각시켰다. 로이터도 이 무기가 본질적으로 어뢰와 드론을 섞어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세이돈 “핵전쟁 기존 관념 완전히 뒤짚어”


미국 정부도 이 무기의 위력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2022년 공개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미국 본토와 우방을 위협하기 위한 새로운 핵 탑재 가능 시스템 몇가지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간 연구 기관인 ‘미 해군 연구소’(USNI)도 2022년 러시아의 포세이돈 어뢰 개발이 잠수함을 이용한 핵전쟁의 기존 관념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이 기관은 또 “아마도 가장 무시무시한 점은 이 핵무기가 자율적인 작전 잠재력을 갖췄다는 점일 것”이라며 “이 무기가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믿기 어려울 만큼 큰 전략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포세이돈은 완전히 새로운 전략 플랫폼이어서 현재의 핵무기 감축 협정의 통제 대상이 아니라고 연구소는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8년에 6개의 전략적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을 때,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우세한 위치에 있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칭적 전략 무기라고 평가하면서 오스카-Ⅱ(Osca-Ⅱ)형 핵잠수함의 마지막 잠수함인 ‘벨고로드(K-329 Belgorod) 다목적용 핵잠수함’과 ‘포세이돈(Poseidon) 핵추진 및 핵탄두 수중 무인잠수정’을 가장 위협적인 전략 무기로 뽑았다.

포세이돈은 개발이 완료되면 핵추진잠수함 ‘벨고로트’와 함께 현재 건조 중인 다른 핵추진잠수함 ‘하바롭스크’에 실릴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은 포세이돈으로 무장한 핵잠수함들을 극동 태평양함대에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난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3월 북한이 거대한 쓰나미(해일)를 일으켜 주요 항구나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인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한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Poseidon)과 유사한 무기 체계다. 한미 군당국은 아직 제원에 대한 분석 중으로 정확한 성능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대로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의 미군 기지 인근 심해에 잠입해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중 드론’ 방식의 어뢰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한미는 물론 일본의 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함경남도 리원군 인근 해역에서 핵어뢰의 일종인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험 발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했다. 신문은 “핵 무인수중공격정은 조선 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59시간 12분간 잠항해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해 시험용 전투부가 수중 폭발했다”고 소개했다.



핵어뢰의 일종인 ‘핵무인 수중 공격정’


신문은 이어 “수중전략핵무기의 사명은 은밀하게 작전 수역으로 잠항해 수중폭발로 초강력적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이라며 “임의의 해안이나 항만 또는 수상선박에 예선하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 핵어뢰 시험을 세 번이나 공개했다. 지난 3월25~27일 ‘해일-1형’에 이어 지난 4월4~7일에도 ‘해일-2형’ 핵무인수중공격정(핵어뢰)의 수중 폭발시험을 진행했다고 공개했다. 보름 새 세 차례나 핵어뢰의 수중 폭발시험 성공을 과시한 것이다. 10여 년에 걸쳐 개발한 ‘비밀병기’의 다종다양화와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미 군 당국이 평가절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해일-1’은 회색 동체에 상부가 붉은색으로 도색됐다. 반면, ‘해일-2’는 검은색 동체에 탄두부 끝이 노란색으로 확연하게 달랐다.

북한이 지난 7월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핵 무인 수중 공격정(핵어뢰)으로 추정되는 ‘해일’을 처음 공개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은 가장 먼저 시험한 ‘해일’의 잠항거리는 공개하지 않지만, ‘해일-1’에 비해 ‘해일-2’의 잠항거리와 길이가 대폭 늘어났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해일-2형의 잠항거리(1000km)는 해일-1형(600km)보다 400km나 늘어났다. 북한 최북단 해역에서 쏴도 한국의 남·동해안의 모든 항구가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한미 해군의 감시망을 피해 공해상을 우회해 남부 해안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도 추정되는 대목이다.

잠항시간(71시간 6분)도 최대 30시간 가량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더 오래 물속에 머물면서 먼 거리의 표적을 핵타격할 수 있도록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교수는 “잠항거리 1000km라면 북한 항구를 출발해 일본 항구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고 수상 함정을 이용하면 괌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항구뿐만 아니라 원거리 항모단이나 상륙강습단을 은밀히 공격할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추진 방식을 사용하는 포세이돈과 달리 북한의 무인정은 아직 배터리나 연료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우리 군 당국은 해일의 위력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일단 북한의 해일 시리즈가 충분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지와 정확한 목표 지점으로 보낼 수 있는지 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의 포세이돈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도화되고 다종·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어뢰라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요인이 또 하나 늘어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잠항거리 1000km라면 일본까지 공격 가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미니 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저수지 발사 탄도미사일에 핵어뢰까지 더해 북한의 수중도발수단이 확대된 것이다. 무엇보다 국방비 ‘천조국’ 미국조차 러시아 핵어뢰에 마땅한 대응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한미 군당국이 감시망을 피해 공해상으로 우회해 공격해 오는 북한 핵어뢰를 탐지·요격할 능력을 갖추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의 수중핵자폭드론 잠항거리가 1000㎞라면 수상함정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북의 항구를 출발해 일본의 항구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고, 수상함정을 이용하면 괌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중핵폭발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항구뿐만 아니라 원거리 항모단이나 상륙강습단을 은밀하게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의 기술력은 아직 러시아에는 미치지 못하는 평가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해일과 관련해 “배터리 모터형의 전기 추진이나 화학 추진 가능성이 있어 핵추진 방식인 포세이돈과는 차이가 크다”며 “북한이 개발했다는 해일의 기본 원리는 통상 사용하는 어뢰로 무인자율항행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핵어뢰 수준에 대해 아직 초기단계로 평가하고, 북한 관영매체 보도가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주장한 핵무인수중공격정에 대해 공동분석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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