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대기업 직원 행세를 하며 연인에게 돈을 뜯어내고 집까지 무단 침입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그는 같은 수법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도 있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이석재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사기,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이와 같이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B씨에게 사기로 금품을 편취하고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으면서도 피해 여성의 집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스스로를 '서울 서초구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고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고 있다'는 취지의 말로 호감을 사고 지난 6월부터 한 달가량 피해 여성과 연인 사이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씨가 밝힌 이름, 나이, 직장, 주거지, 보유 차량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지갑을 잃어버려서 주유비가 없다", "부산 내려갈 차비를 발려달라"는 명목으로 계좌이체, 카드 사용 등의 방식으로 B씨를 상대로 78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피해자와 싸우고 헤어진 7월 중순께에도 B씨의 집을 세 차례에 걸쳐 무단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음에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같은 수법의 사기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직후 범행을 저질러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편취한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다"며 "양자의 관계 등에 비춰 볼 때 일부 주거침입죄는 주거 등 평온의 침해 정도가 비교적 중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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