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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성 탄압에 맞선 인권운동가 '옥중 수상' [노벨평화상에 나르게스 모하마디]

기자 출신으로 인권센터 등서 활동

반정부 시위로 20년간 투옥·석방

노벨위원회 "자유증진 기여" 석방 촉구

이란의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AP연합뉴스




‘2023 노벨 평화상’이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사진)에게 돌아갔다.

6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자국 여성 인권 탄압에 맞서 싸워온 이란의 인권운동가 모하마디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디는 2021년 ‘반국가 선전 확산’ 혐의로 징역 10년 9개월 형을 선고받고 테헤란의 악명 높은 수용 시설인 에빈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의장은 “모하마디는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와 함께 지난해 이란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히잡 반대 및 반(反)정부 시위’와 관련해 “올해 평화상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란의 차별과 억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의 노력을 인정한다”며 “시위자들이 채택한 구호인 ‘여성-삶-자유’는 모하마디의 헌신과 노력을 표현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은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던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지 1주기가 된 직후에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1주기는 지난달 16일이었다.

모하마디의 가족은 인스타그램에 “수상의 영광은 모든 이란인의 것이며 특히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모하마디는 이란에서 여성 인권과 사형제 폐지를 위해 싸워온 인권운동가다. 1972년 이란 잔잔에서 출생했고 이란의 여러 개혁주의 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2003년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바디가 이끄는 ‘인권수호자센터’에 합류했다. 모하마디는 지난 20여 년간 여러 차례 불법 단체 설립, 체제 반대 선전 등의 혐의로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으며 지금도 복역 중이다. 노벨위원회는 ‘이란 정권이 모하마디를 13차례 체포했고 5차례 유죄를 선고했으며 총 31년의 징역과 154차례의 채찍질을 선고했다’고 밝히며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권 신장을 위한 시위에 참여 중인 나르게스 모하마디(오른쪽)/AP연합뉴스


이란은 1981년부터 여성의 히잡 착용을 법제화해 이슬람 율법으로 엄격한 복장 규제를 두는 등 여성 인권이 후퇴한 국가로 꼽힌다. 억압된 환경이 오랜 시간 이어져왔지만 최근 이 같은 탄압에 반발한 여성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모하마디와 아프가니스탄 언론인 마부바 세라즈 등 여권 신장을 위해 힘써온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탈레반 재집권 후 여성 권리가 다시 제한되면서 이들의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반(反)푸틴 인사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등도 후보로 언급됐으나 젤렌스키는 전시 지도자라는 점에서, 나발니는 지난해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이 수상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다. 헨리크 우르달 오슬로 평화연구소장은 로이터에 “세계인권선언문 75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노벨위원회는 평화에 대한 활동가들의 기여를 조명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인권운동가들”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올해 수상자를 포함해 평화상을 받은 개인은 111명이다. 모하마디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은 19명이 됐다. 이란 여성 운동가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은 2003년 시린 에바디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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