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면서 강원 대관령에서는 첫서리와 얼음이 관측됐다. 반짝 추위는 이날 낮부터 풀리기 시작해 주말 연휴에는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급하게 겨울 옷을 꺼냈지만 다시 얇은 옷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오를 것으로 관측돼 시민들은 혼돈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이날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2~5도 낮았고 내륙을 중심으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곳도 있다. 서울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3.2도 낮은 9.6도를 기록했고,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8.9도로 더 춥게 느껴졌다.
강원 대관령은 평년보다 6도 이상 낮은 영하 0.7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이에 올가을 처음으로 첫서리와 얼음이 관측됐다. 서리는 대기 중 수증기가 승화작용으로 인해 지면 또는 물체에 얼음 결정체로 붙는 현상을 뜻한다. 얼음은 옥외에 놓아둔 물이 언 것을 말한다. 첫서리와 얼음 모두 관측자가 직접 눈으로 해당 현상이 발생한 걸 확인한 뒤 발표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내 기온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을 정도로 늦더위가 이어졌다. 실제로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6도로 1973년 전국으로 기상관측망이 확대된 이래 가장 높았다. 기존 기록이었던 1975년의 22.2도를 48년 만에 경신했다. 기상청은 “9월 상순에는 고기압권 영향 아래 강한 햇볕이 더해져 기온이 크게 올랐고, 중·하순에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듯한 남서풍이 불어서 기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 초부터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졌고, 6일 아침에는 얇은 패딩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내려갔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있을 때 강한 북서풍이 불고, 북쪽에서 찬 공기를 끌어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급감하게 된다”며 “이렇게 구름이 없는 맑은 날씨 속에서 기온이 급감할 때 서리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두꺼운 옷을 꺼내며 겨울 준비를 했던 시민들은 주말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동안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혼돈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경우 주말 동안 아침 최저기온은 12~15도를 기록하겠고, 한낮 기온은 21~22도로 20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경량 패딩을 꺼내 입었다는 A씨는 “갑자기 너무 추워져서 겨울옷을 다 꺼냈고 여름 가을 옷들은 드라이를 맡겼는데 당황스럽다”며 “사계절 옷을 모두 두고 입어야 하는 이상한 기후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7일 늦은 오후에서 8일 아침까지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동 지역도 동풍에 의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전남 남해안과 부산, 경남 남해안은 5~20㎜, 제주는 5~40㎜이며 강원 영동은 5~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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