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우크라이나전에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공개한 러시아 관련 보고서에서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지원과 관심을 줄이기 위한 목적의 정보 작전에 하마스의 공격을 이미 이용했고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ISW는 크렘린궁이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여러 건의 정보 작전을 전개했다며 그 내용은 주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중동의 분쟁을 방치했다는 비난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복심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X(옛 트위터)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방해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기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TV 진행자 세르게이 마르단도 텔레그램에서 ‘세계가 한동안 우크라이나에서 관심을 거두고 중동의 꺼지지 않는 불을 끄기 위해 바빠질 것’이라며 이번 긴장 고조가 러시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SW는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은 서방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의견 충돌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국제적 지원을 잃게 될 것임을 반복해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를 꺾고, 러시아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반영돼 있다고 해석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세계의 관심을 분산시킬 것”이라며 이번 분쟁이 러시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의 긴장 상황이 “유럽에 더 많은 이민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중동에서 온 이민자들의 물결이 다시 유럽을 강타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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