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나 “미중 관계가 인류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입법부가 보다 잦은 왕래를 갖자며 유화적인 제스쳐도 취했다. 이에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슈머 원내대표 등과 회담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변화와 혼란에 직면해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잘 지내느냐가 인류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000가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누차 얘기해왔다”며 “중국과 미국의 의견차이보다 공동이익이 크고 양국이 각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서로에게 도전이 아니라 기회”라고 했다.
시 주석은 이어 신흥 강대국은 필연적으로 기존 패권국과 충동할 수밖에 없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한 뒤 “필연적이지 않은 일로,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번영해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크다”며 “양국 관계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중으로 시대가 바뀌었어도 중국과 미국의 평화 공존에 대한 역사적 논리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슈머 원내대표는 “미국은 중국과 충돌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원치 않는다”며 “상호존중 정신에 따라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간 무역 투자와 기후변화 대응, 마약 판매 타격 등에 대해 소통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두 강대국이 무역이나 기술, 외교 등에서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경쟁은 환영하지만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인 슈머 원내대표는 7일 공화당의 마이크 크레이포, 빌 캐시디, 존 케네디, 민주당의 매기 해선, 존 오소프 상원의원과 함께 방중했다.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에 앞서서는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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