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주민들이 무참히 살해된 이스라엘 접경 지역 마을의 참상이 공개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영유아 최소 40명을 살해하고 일부는 참수하기까지 했다며 이를 '학살'로 규정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과 함께 피해 지역의 수습이 진행되면서 양측의 사망자 숫자는 11일(현지시간) 2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은 10일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농업 공동체)의 모습을 공개했다. 크파르 아자는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4.8㎞ 떨어져 있어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으로 꼽힌다. 이스라엘군은 아직까지 크파르 아자의 사망자 통계를 내지는 못했지만 하마스가 노인과 영유아를 최소 수십 명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크파르 아자의 주민은 400여 명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크파르 아자에서는 군인들이 살해당한 주민들을 끊임없이 들것으로 실어 날랐다. 베이지 색깔의 주택들은 곳곳이 그을려 있었고, 길가에는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체들이 담요에 덮인 채 누워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느 집의 부엌 탁자에는 가득 찬 커피잔과 우유 한 병이 그대로 놓여 있어 (하마스의 침공이) 주말 아침의 평화가 어떻게 깨졌는지를 보여줬다"며 "집안 바닥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이스라엘군 지휘관은 이스라엘 현지 매체 i24뉴스에 영유아 중 일부는 하마스에 의해 참수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타이 베루브 이스라엘 방위군 소장은 "이것은 전쟁이 아니고, 대학살이며 참사"라며 "나는 40년의 복무 기간 동안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공영 방송을 인용해 이스라엘 측 사망자 숫자가 11일 12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며 가자지구에서도 현재까지 약 900명이 사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