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인력 확충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늘(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경북대병원 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11일 오전 6시부터 대구 중구에 위치한 경북대병원 본관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전일(10일) 사측 과의 임금 단체 협약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며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유지 업무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노사는 지난 7월부터 10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6일 열린 파업 찬반투표에서 휴직 등 인원을 제외한 전체 조합원 2181명 중 82.4%가 투표에 참여했고 그 중 91.7%가 찬성표를 던지며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실질 임금 인상과 함께 필수인력 충원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웠다. 특히 간호사 1명당 환자 수를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하고, 직무 성과급제 도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기획재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1.7%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하고, 인력 충원과 수당 폐지 등도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의료연대 경북대병원 분회에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시설직 등 2000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력의 43%를 차지하는 규모다.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도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금지 등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실질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서 근무하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채 조합원 1000여 명이 번갈아 가며 파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검사나 일부 진료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작년 11월에도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주장하며 사흘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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