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와의 싸움을 끝내기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 금리는 치솟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1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3.73포인트(-0.51%) 내린 3만3631.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34포인트(-0.62%) 하락한 4349.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85.46포인트(-0.63%) 떨어진 1만3574.22에 장을 마감했다.
노동부는 이날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의 여파로 0.6% 올랐던 전월 보다는 하락했지만 시장 전망치(0.3%) 보다는 높았다. 전년 대비로는 3.7% 올라 전월과 같았으며 시장 전망치(3.6%)를 소폭 상회했다. 미국 CPI는 2022년 6월 9.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올 6월까지 12개월 연속 둔화하며 3.0%까지 줄었다. 그러나 7월부터 반등해 이달 3.7%를 기록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4.1% 올라 8월(4.3%)보다 둔화됐다. 전월 대비로는 0.3%로 8월과 같았다. 모두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무엇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목하는 지표인 주택과 에너지 제외(슈퍼코어) 서비스 CPI가 오르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호를 보냈다.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주택과 에너지 제외한 서비스 슈퍼코어 서비스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텔비용과 자동차 보험, 스포츠 경기 티켓과 같은 서비스 물가 증가가 반영됐다. 프린시펄자산 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지만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부활할 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연준의 추가 인상 여부는 여전히 결론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나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9월 CPI보고서는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가 충분히 제한적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우리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소폭 증가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71.8%에서 현재 65.6%로 내려왔으며 대신 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확률은 전날 28.2%에서 이날 34.4%로 커졌다.
이에 국채 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11.5bp(1bp=0.01%포인트) 오른 4.71%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변동에 보다 민감한 2년만기 국채 금리는 6.6bp 오른 5.069%에 거래됐다.
이날 10년물 금리 상승은 30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 수요가 저조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30년만기 국채 경매는 4.837%의 수익률로 매도 됐다. 지난달 경매 수익률은 4.345%였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비례하므로 이달 수익률이 더 높아진 것은 지난달 보다 국채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다.
주식 종목별로는 포드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확대로 인해 2.04% 하락했다. UAW는 전날 부터 포드의 핵심 공장이 캔터키트럭공장에서 8700명이 파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F시리즈 픽업트럭과 SUV 등 인기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전날 뉴욕 증시에 데뷔한 독일의 샌들 업체 버켄스톡은 6.59% 하락했다. 전날 공모가 46달러에 못미친 40.2달러에 마감한 후 이날은 추가 하락해 주가는 38.01달러가 됐다. 대체육 업체인 비욘드미트는 미즈호 증권이 목표주가를 12달러세어 5달러로 크게 내리면서 주가가 5.88% 내렸다.
뉴욕유가는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8센트(0.69%) 하락한 배럴당 8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자산도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12% 내린 2만67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8% 하락한 1533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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